작성일 : 17-06-05 13:32
[101호] 여는 글 - 야간자율학습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6,795  
야간자율학습

조명효


모처럼 글을 쓰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두서없이 적어 봅니다. 평소에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육 쪽에서 제 짧은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교육 쪽에서는 제가 고등학교 학부모라서 흔히 야자라고 부르는 야간자율학습에 대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항과 다른 지역 사례를 들어서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서 실시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을 사례로 들어 보고자 합니다. 이 캠페인은 전국 아동청소년 8천 6백여 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육?학교분야에서 가장 많았던 제안은 전반적인 교육시간 축소(1,085건, 19.4%)입니다. ‘아침밥을 먹고 등교를 하고, 힘들 때는 쉬고, 밤에는 잠을 자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며 이를 위해 ▲전국 초?중?고 9시 등교 제 도입 ▲학교 쉬는 시간 확대 ▲야간자율학습폐지 및 숙제축소 등의 방안을 내세웠습니다.
아동들은 ▲학원운영시간 규제 ▲불법 선행학습 시행에 대한 대책 마련 ▲공교육 강화 등을 제안하며 사교육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줄 것을 강력하게 제안하였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싶다는 제안(715건, 12.8)도 많았습니다. 모든 학교에서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 뿐 아니라 학용품, 교복, 급식 등도 지원해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이를 위해 ▲고교의무교육 및 초?중?고 무상교육 실시 ▲전국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초등학교 학습준비물과 체험활동비 지원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시험 축소 및 입시제도 개선, 예체능과목 수업시간 확대, 학교노후시설 보수 및 편의시설 확충, 교복?두발 자유 등의 제안도 이어졌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야자는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별로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방과 후 학교 규정에 포함되면서 강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며, 야자를 폐지하거나 자율에 맡겨 운영할 수 있지만 의무적으로 다 참여토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야자는 각 시도가 강제적인 참여가 아니라 큰 틀에서 자율 운영이고 폐지 여부는 각 교육청이 결정 한다”며 “다만 야자 폐지에 대해 학부모와 학교, 학생 간 의견이 워낙 달라 어느 한쪽으로 방침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였습니다.
현재 야간자율학습(야자)폐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 광주, 강원, 충남, 충북, 전북, 울산 등 상당수 지자체에서 야자 폐지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합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야자폐지를 추진하면서 올해부터 저녁 급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지만 급식정책 논란이 일면서 야자 폐지는 학교 자율에 맡겨졌으며, 이미 야자를 폐지한 인천은 일부 야자를 강행하는 학교에 대해 처벌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울산은 올해 4월 울산시의회에서 5일 본회의에서 변식룡 의원이 발의한 '울산광역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 외 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 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해당 상임위인 교육위원회에 재 회부되어 부결된 상황입니다.
시의회는 야간 자율학습을 폐지하는 내용이 핵심인 이 조례 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송해숙, 임현철, 문병원 의원 등이 "사교육비 부담 증가, 학교 생활지도 우려 등 학부모와 지역 사회의 관심이 많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이 안건을 교육위원회에 회부해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상정 여부를 다시 판단하도록 하였고, 앞서 이 안건이 발의된 후 울산의 시민교육단체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각각 야간 자율학습의 폐지와 존속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많았습니다.

현재 문재인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이 야간자율학습은 정말 이름처럼 야간자율학습이 되어야 하고 획일적인 교육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오는 30일 상고심이 진행되는 구속된 교육감을 대신하여 새 교육감이 하루빨리 뽑혀 이 논란을 슬기롭게 해결해 주었으면 하고 우리는 그 사람을 뽑기 위하여 현명한 한 표를 행사하여야 할 것입니다.
내년 5월 24일부터 교육감 후보 등록이 시작됩니다. 우리 손으로 꼭 울산교육을 바꿀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여러 노력들이 진행되겠지만 현재 실시되고 있는 야자를 그냥 수동적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딪혀야 할 것 같습니다.

야간자율학습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즐겨보자!!
첫째, 이번 주 혹은 오늘 배운 내용부터 복습한다.
둘째,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한다.
셋째, 과목 배분 및 학습비중을 조절한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에 비해 학습내용과 분량이 훨씬 방대하고 깊어서 중학교 내신시험에서의 벼락치기식 공부는 통하지 않습니다. 대학 입시까지의 장기레이스를 위해 꾸준한 학습과 학습패턴을 먼저 갖추도록 주력해야 합니다. 위와 같이 노력하면서 기다리면 좋은 시간은 꼭 옵니다. 울산의 고등학생들의 건투를 빌며 학부모가 씁니다.

※ 조명효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이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