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1-31 12:03
[97호] 인권포커스 - 탄핵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7,306  

2017년은 내 삶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바꾸는 촛불이 되어야


권필상

지난 2016년은 우리가 우리에게 놀란 한 해였다. 박근혜 정권의 고강도의 탄압과 시민사회의 무기력함에 운동가라는 사람들마저도 패배주의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우리 시민들은 1천만 개의 촛불로 어둠을 몰아내고 우리 사회의 한 줄기 희망을 만들었다. 촛불은 돈과 권력으로 나라를 좌지우지해왔던 범죄자들을 단죄하고 있으며 정치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주었다.

당시를 잠깐 복기한다면 애초 최순실씨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 건립 과정에서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을 내세워 재벌들에게 774억을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연이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특혜입학과 학점 논란 등으로 확대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JTBC의 보도에 의해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과 수정 등이 밝혀지고, 나아가 정부 기밀문서가 최씨에게 누출되었다 것이 밝혀지면서 사태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3번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 잘못을 덮고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1월 29일, 3차 기자회견은 지리멸렬한 정치권에 공을 던지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꼼수를 부렸다. 그로인해 12월 3일 촛불집회는 역사상 가장 많은 전국적으로 230만 명의 분노한 시민들이 박근혜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모였다. 이날 집회의 영향으로 박근혜대통령 탄핵에 머뭇거리던 정치권들이 12월9일 국회에서 234대 56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탄핵을 가결 시켰다.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는 테이블pc 보도이후 10월29일부터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광화문 앞에서는 이후 지금까지 매일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11월 중순까지 매일 촛불집회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11월2일 전국의 1천여 개의 단체들이 모여서 현 국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시국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초유의 헌정파괴, 국정농단, 주권침탈 침탈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또한 진실은폐 및 국면전환용 거국중립내각 반대하며 진상규명 방해 새누리당 강력 규탄하고 세월호 특검, 백남기 특검, 성과퇴출제 및 민영화 저지, 사드중단, 지진과 핵발전소 가습기,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등 당면 현안을 주요 요구하기로 했다.

울산에서도 11월8일에 박근혜정권 퇴진 울산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했고 지금까지 11차례의 집회를 진행했고 연인원 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촛불의 주요 요구는 처음 출발 당시의 요구인 박근혜 정권의 즉각 퇴진, 세월호 진실규명 등 적폐 청산과 책임자 처벌, 뇌물 공여자인 재벌 총수 구속이다. 탄핵이후 약간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2016년에 시작된 촛불은 미완의 상태이다. 박근혜는 아직 대통령이고 여전히 뻔뻔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착실한 심복인 황교안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다. 촛불은 아직 1차 목적지에도 닿지 않았다. 촛불의 1차 목적지는 출발 때 결의한 박근혜 퇴진이다. 또한 박근혜 정치로 피눈물 흘린 이들을 위로하고 잘못된 정책을 중단시켜야 한다. 세월호의 눈물,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 백남기 농민 가족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 역사왜곡 교과서 국정화 중단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드배치 강행도 중단시켜야 한다. 노동의 권리가 보호되고 보장되는 세상을 위해 박근혜표 노동개악을 폐기시켜야 한다. 또한 울산에는 박근혜와 같은 기득권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촛불의 요구는 대통령만 교체하자는 것이 아니다. 불평등하고 잘못된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다. 권력자의 교체만으로 우리 삶이 크게 달라지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많이 봐왔으며 겪어 왔다.

2017년의 촛불은 내 삶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예를 들면 청소년을 억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볼 수 있겠다. 청소년이 강력한 유권자로 등장한다면 현재처럼 입시 지옥이나 학교 병폐가 방치되고 있겠는가? 하는 고민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이 주권자로 나서기 위한 선거연령 18세 인하 운동이 필요하고 자기 해결하기 위한 좋은 운동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내 생활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울산을 바꾸기 위한 우리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무상급식, 혁신학교를 더 넘어서는 울산 교육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용기와 노력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상력을 나누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집회의 공간에서 다 소화되지 못하는 이야기는 다양한 이야기 모둠을 만들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청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울산시민행동도 그런 공간을 만들고 우리 문제를 우리 시민들과 함께 풀어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촛불로 열린 공간에서 구체적인 우리의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 권필상 님은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