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4-01 14:22
[183호] 시선 셋 - 지역인권보장체계 강화를 위한 제도화 방안- 인권기본법 제정 추진 사례를 중심으로 -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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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권보장체계 강화를 위한 제도화 방안
- 인권기본법 제정 추진 사례를 중심으로 -


# 인권기본법의 전개 과정


인권기본법의 입법목적은 대한민국 인권시스템의 법적 형태와 근거 즉, 대한민국 인권보장체제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있습니다.

인권기본법은 당초의 구상과 달리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가 되었습니다. 하나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수립과 이행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국가인권정책기본법’의 법안이 추진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리 사회 인권문제가 국가(지자체 포함)와 사회의 각단위에서 계속하여 논의, 계획, 이행, 교육될 수 있는 제도적 공간과 절차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인권기본법’안을 제안한 것이었습니다.

이들 법안은 국가인권체제의 1차적 책임 주체가 대한민국 정부로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업무이기 때문에 법무부가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무와 국제인권규범의 국내 이행 책무가 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정부가 인권기준을 적극적으로 준수하면서 제도 수립 및 정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조사, 감시, 모니터링 등 감시하고 감독하는 역할의 책무가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2019년 당시 법무부 ‘인권정책기본법’(13.08.)과 국가인권위 ‘인권기본법’(18.11)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차별성을 갖지 못하다 보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의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주도권을 가지게 되고 법안의 내용이 인권행정업무(인권정책기본계획수립과 이행)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인권기본법’은 논의에서 제외되고 ‘인권정책기본법’을 중심으로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즉 자연스럽게 입법추진주체로 법무부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인권위원회는 보조자로서 위치 지워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것, 두 법안 모두 ‘국가인권보장체제의 독립성 보장 방안’이라는 본래의 입법목적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법안이었습니다.

# 인권기본법이 담아야 될 내용

인권기본법의 주요내용은 국가인권보장체제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법률적 근거를 핵심으로 해야합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인권추진체제의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인권 추진 체계를 이끌어가는 모든 구성원의 책무를 명시하고, 정부, 인권위, 지자체, NGO들이 뭘 해야 되는지에 대한 역할을 규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국제인권 규범의 국내 이행, 기타 인권 관련 업무와 관련하여 인권 체계 구성원 각자의 역할을 명시하여 유기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국가 인권 보장 체제의 구성은 단일한 국가인권기구체계가 아닙니다. 지자체 인권기구도 국가 인권 보장 체계의 주요 구성원이 되고, NGO도 주요 구성원이 됩니다. 그리고 정부도 당연히 포함돼야 됩니다. 이렇게 국가 인권보장 체제를 상정하고 시스템이 갖춰지게 된다면 어느 한 기구를 권력이 장악해서 좌지우지한다고 한들 이 보장 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국가 전체 차원에서의 보장 체제를 구성하면 훨씬 더 안정적으로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인권보장 체제의 한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구상이었습니다.

# 인권기본법의 입법 추진 방식 검토

‘인권기본법’ 입법 방법에 있어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전면 개정하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법의 내용을 인권위가 주도할 수 있다는 한 가지의 장점 외 인권위 관련된 내용만 담을 수 있고, 입법 통과가 힘들다는 단점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의원 입법 발의와 정부 입법 발의(국가인권위 단독추진), 정부 입법 발의(법무부와 공동 발의) 세 가지 방식 중 어느 것 하나도 ‘국가인권위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는 통과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인권기본법’ 제정에 있어 정부 입법 발의(법무부와 공동 발의)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입법 가능성이 높았고, 당시 힘을 합쳐서 법률을 만들려고 했다면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 2019년 인권기본법 추진의 실패 원인

2019년 당시 ‘인권기본법’ 입법 추진에 있어 실패의 원인을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첫 번째, 인권위는 현병철 시기에 인권위의 독립성 부정으로 기관의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들어선 최영애 집행부는 이에 대한 어떠한 성찰 과정도 없었고, 독립성 보장에 대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위해 인권기본법안에 어떠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과정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과거 실패에 대한 성찰과 극복방안에 대한 고민이 없었으니 국가인권체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방안이 인권기본법안에 포함될 수 없었고 인권기본법 제정이 양 기관의 주도권 다툼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두 번째 인권기본법안의 핵심적 내용은 현재의 단일기구(국가인권위원회)로는 독립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우므로 지자체, 대학사회 등 부분사회를 포괄하는 인권보장감시체제를 중층화, 다변화함으로써 시민들의 생활 속에 인권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통로를 다양화하고 부분사회의 인권기구 간의 상호연관과 감시의 네트워크를 제도화함으로서 독립성 보장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부분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 강화 방안

정부기구 중에서 업무평가를 받지 않는 유일한 기구가 국가인권위원회입니다. 저는 평가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신 다른 정부 부처가 평가받는 그 시스템에 들어가서 평가받는 방식으로 하면 독립성이 훼손되니까 NGO, 시민들에게 평가를 받으라는 겁니다. 제도화해서 국가인권위법을 개정할 때 집어넣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평가 시스템을 만들고 시민단체 시민사회 세력이 거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권위는 연말・연초에 사업・업무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보고 방식으로 1년에 한 번 보고시간을 가집니다. 이미 다 세워놓고 의견과 평가를 듣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NGO와 지자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주체적으로 요구하시고 주장하시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 인권기본법 제정을 위한 대응

인권기본법 제정운동은 지자체 인권기구의 제도적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아니라 국가인권보장체제 제도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고 봅니다. 그 힘이 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나오기는 어렵고 지자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NGO 분들 그리고 대학인권센터와 같이 부분사회에서 인권 활동하시는 분들의 힘이 결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구상을 말씀드렸지만 중요한 것은 법 제정 필요성이 무엇이 되었든 다양한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고 그러한 공론의 과정을 통해서 검증되고 논의가 모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인권기본법 제정 활동과 투쟁을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권이 바뀌어서 할 만할 때 한다고 하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지금, 제일 상황이 안 좋을 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 위 글은 발제자가 2019년 국가인권위 인권기본법 입법 추진 담당자로서 겪었던 당시 경험을 토대로 입법 제정의 실패원인을 분석하고 입법 추진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발제자의 개인의견이 반영된 것임을 밝힙니다.

또한 위 글은 <지역인권보장체제를위한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2024년 3월 19일 대구에서 개최한 ‘인권기본법 이해’ 강연을 스케치하여 편집위에서 정리한 것입니다.